2024년은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지,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 나와 잘 맞는 사람과 아닌 사람은 어떤 특성을 가졌는지, 어떤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어떻게 푸는지 등등.. 나에 대한 것을 하나씩 채워나갈 수 있는 해였다. 소중했던 한 해를 정리하며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돌아보고자 한다.
상반기
1월 2일에 싸피에 입과했고, 스타트캠프를 거쳐 반 배정을 받았다. 아는 사람 한 명 없이 20명 가량의 사람이 새로운 사람인 경우는 대학교 신입생 때를 제외하고는 없었기 때문에 초반에는 힘들었다. 하지만 매일 9시부터 6시까지 함께 수업을 듣다 보니 빠르게 친해지고 적응할 수 있었다. 싸피의 수업 내용은 프론트 부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아는 내용이었다. 애초에 싸피를 들어간 이유는 '취준 과정에서 돈받기 + 2학기 프로젝트 진행하기' 였기 때문에 수업 시간에는 과제를 빠르게 진행하고 개인 공부를 했다.
매일 역삼까지 편도 1시간 40분 정도 되는 거리를 다니면서 느낀 점은 의외로 반복적인 출퇴근이 나에게 잘 맞는다는 것이었다. 대학생 때는 주 2회 공강으로 시간표를 짜고, 들쭉날쭉하게 학교를 다녀서 그런지 힘들었는데, 오히려 매일 같은 시간에 나가고 같은 시간에 집에 들어오니 아무 생각 없이 다닐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이동 시간에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니 오히려 시간도 빨리 가는 느낌이고.. 회사에 출퇴근을 한 달 정도 했는데, 계속 이렇게 살아도 괜찮을 것 같다.
4월부터는 출퇴근에 어느정도 적응돼서 작년 여름에 3달 정도 배우던 드럼을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이전과 동일하게 주 1회 레쓴을 받고 연습실을 아무때나 사용할 수 있었다. 1학기에는 드럼을 원동력 삼아서 싸피를 다녔던 것 같다. 꾸준히 즐길 수 있는 취미로 삶이 더 건강해진 것 같아서 좋았다. 걱정은 취미가 하나씩 추가될 때마다 기존 취미에 조금 소홀해지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 몸이 하나니 적당히 조절해가며 즐기는 수밖에.
사실 상반기에 서류를 열심히 써서 2학기 시작 전에 싸탈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그런 것 치곤 서류를 4개밖에 안썼다. 그마저도 다 대충 쓴 서류들이라 모두 서탈했다. 방학 기간에 한두 군데를 썼는데, 신한 펀드 파트너스 서류가 붙어서 면접 기회를 얻었는데 면탈했다. 까비~
여름 방학에는 면허를 땄다. 이때 따지 않으면 영원히 딸 수 없을 것 같아서 땄는데, 정말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3주만에 땄는데 싸피 방학 기간 동안 면허 따는 일만 해서 아쉽긴 했지만 땄으니까 다행이다. 그때 안땄으면 지금 따거나 회사 다니면서 따야 했을텐데 끔찍하다.
하반기
싸피 2학기가 시작되고 본격적으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6주의 프로젝트를 3번 진행하는데, 첫 프로젝트는 반이 랜덤 배치돼서 정말 모르는 사람들과 6인 팀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팀을 구했고 첫 프로젝트로 재난 알리미 HotSOS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1등을 했다. 생소한 기능도 많이 사용하고 스트레스 테스트도 처음 해봤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됐다. 프로젝트 진행에 큰 도움을 주신 컨설턴트님 같은 개발자가 되고 싶었는데, 이전부터 질문 버튼을 누르면 대답이 바로 튀어나오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모든 것을 아는 개발자는 멋진 것 같다. 여러 분야를 경험해보고 스택을 하나씩 쌓아나가서 프로젝트 리더를 하고 싶다. 솔직히 매니저까지는 모르겠고 기술적으로 리더를 하고 싶다.
두 번째 프로젝트로는 카드 혜택 추천 FitCard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3등을 했다. 솔직히 잘 만든 것 같은데 마이데이터를 사용할 수 없어서 실제 작동하는 것처럼 등록된 사용자만이 사용할 수 있게 했는데, 이부분에서 시연이 불가하다는 판정을 받아버렸다. 미리 알았으면 회원 가입을 다른 방법으로 가능하도록 했을텐데 ^^ 정말 아쉽다. 세 번째 프로젝트는 중도 취업이 되어서 절반만 참여하고 나왔다. 팀원들에게 미안했지만 어쩔수 없지...
하반기에는 정말 정신없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자소설에 올라온 서류는 거의 다 쓴 것 같다. 그중에서 면접을 본 곳은 현대오토에버, IBK 시스템이 있었고, CJ 올리브 네트웍스는 면접을 포기했다. 금융권은 거의 서류에서 떨어졌는데 영어 성적이 문제였던 것 같다. 다시 돌아가서 준비한다면 IH는 따고 시도해볼 것 같다. 그래도 한 학기 동안 코테를 준비해서 그런지 서류 합격한 곳은 대부분 코테까지 붙었다.
사실 두산은 서류, DCAT, 면접 모두 기대를 안했던 곳인데 붙어서 신기했다. 인적성도 처음 준비해서 3일동안 책만 겨우 풀었는데 붙었고, 면접도 조졌다고 생각했는데 붙어서 진짜 면까몰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붙고 한 달 정도 인턴을 진행했는데 운좋게 1지망하던 팀에 배치됐고, 예지정비 프로젝트를 진행해볼 수 있었다. 팀 행사를 따라가면서 분당 두타도 두 번 가봤는데 정말 으리으리했지만 너무 멀어서 동대문 두타에 붙어있고 싶었다. 동기들 모두 좋은 사람인 것 같고 내년에 연수원에서 더 친해지면 재밌을 것 같다.
인턴은 12월 6일에 끝났고 사장님 면접과 회장님 면접이 있었다. 정말 떨렸지만 잘 마무리했고 최종 합격했다. 인턴 끝나기 전에는 3주 정도 쉬는 기간 동안 영화도 3편 보고, 드럼도 열심히 치고, 운동도 열심히 하는 갓생을 계획했는데 끝나자마자 3일 정도는 누워만 있었다. 아무래도 회사 생활이다 보니 긴장해서 더 피곤했던 것 같다. 그래도 이번주는 좀 정신 차리고 활동하고 있다. 어제는 에픽하이 콘서트도 갔다왔고.. 내일부터는 부산에 놀러간다. 음 더 누워있어도 될 것 같기도.
2024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지만 그래도 취업을 해서 다행이다. 목표는 상반기 취업이었지만 어찌 됐건 올해 취업했으니까 된거 아닐까. 회사 분위기도, 사람들도 좋은 것 같아서 3년 이상 다니고 싶다. 이제 입사까지 10일 남짓 남았는데 1년 동안 수고했고 제대로 리프레쉬해서 내년에도 열심히 살아봐야겠다.